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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com 스페셜] 새 경향 이끄는 국제 스카우트 [마이데일리]
 관리자    | 2007·08·11 17:55
오늘날 NBA의 키워드는 단연 국제화다. 매 시즌 수많은 해외파 선수들이 유망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더 이상 NBA는 미국인 선수들에만 연연하지 않는다. 보다 많은 농구 자원이 숨어있는 '세계'라는 무대로 고개를 돌린 것이다.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NBA 스카우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그 경향을 이끄는 새로운 힘으로 각광 받고 있다.

체계화된 해외선수 관리
최근 NBA 구단의 조직구성도를 보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고 방대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온라인 사업부의 규모가 커졌고, 연고지 팬들과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으로 이를 위한 부서도 규모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 가운데, 스카우트 부서도 하루가 다르게 규모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른바 단장(General Manager)이 수장으로 있는 이 부서는 부단장과 그 이하 스카우트들로 구성되어 있다. 스카우트들의 역할은 다양하다. 다음 경기, 혹은 곧 있을 경기를 대비해 상대 전력을 체크하여 보고하는 스카우트들이 있고, 미국과 세계 전역에 있는 유망주들의 기량을 탐색하는 리쿠르트(recruit) 개념의 스카우트들이 있다.

본문에서 말하는 스카우트는 후자다.
스카우트 담당은 NBA에 정식으로 등록이 되어 있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자기 직업을 가진 채 구단의 요청에 의해 일하는 프리랜서 계약직도 있다. 더 깊이 살펴보면 동부, 서부별로 고교, 대학 선수들을 체크하는 이들과 대륙별(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로 유망주들을 체크하는 이들로 나뉜다.

요즘 NBA는 세계의 유망주들을 체크하는 스카우트들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토론토 랩터스, 새크라멘토 킹스나 휴스턴 로케츠 등은 아시아 유망주들을 위한 스카우트 담당자들도 따로 두고 있다. 앞에서 말한 프리랜서, 계약직들이 바로 이러한 국제 스카우트들을 맡는 이들이다.

사실, 70~80년대만 해도 이러한 국제 스카우트는 '남다른' 행동으로만 보일 뿐이었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미국 내 스카우트조차 힘들었기 때문이다. 시카고 불스 왕조의 기반을 다졌던 제리 크라우스 (현 뉴욕 양키스 스카우트 고문)는 자동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유망주들을 체크하고, 전역에서 알게 된 스카우트들과의 제휴를 통해 주기적으로 정보를 주고 받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제리 웨스트를 비롯한 몇몇 유명 단장들은 컨소시엄을 통해 정보를 교환했다. 혼자 힘으로는 힘들었으니 말이다.

또 그 당시만해도 유럽 농구리그가 노출될 기회가 많지 않았고, 국제대회도 많지 않았을 뿐 더러 기술차이가 현격해서 스카우트들이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걔 중에는 애틀란타 호크스처럼 적극적으로 동유럽 선수들을 스카우트, NBA 드래프트에서 지명했던 팀들도 있었지만, 그들이 코트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

또 미국과 공산권 국가들 사이의 단절된 교류도 NBA가 해외로 눈을 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던 이유였다. 비록 1988년에 애틀란타 호크스가 구소련을 찾아 시범경기를 갖기도 했지만, 구소련 선수들은 그때만해도 정부의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자유주의 국가에서 뛴다는 것은 꿈도 못 꿨을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댈러스 매버릭스의 도니 넬슨 코치는 선구자격 역할을 했던 인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해외 유망주들에 대한 안목이 뛰어났던 그는 구소련의 사루나스 마르셜오니스(전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를 영입하기 위해 도청과 미행을 피해 다니고, 경호원까지 대동했을 정도다. 그는 당시에 대해 "마르셜오니스 본인도 다시는 조국으로 못 돌아갈 각오를 하고 NBA로 왔다. 지금에야 분위기가 달라져서 교류가 활발하지만, 그때는 암살 당할 걱정도 했고, 도청 당할 까봐 마르셜오니스와 글로 대화하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89년에 NBA에 데뷔한 블라디 디박은 "나는 NBA가 어떤 곳인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왔다. 영어도 한 마디 못했고, 할리우드가 마냥 신기할 뿐이었다. 그래서 구단 관계자들이 '치어리더가 앞에서 엉덩이를 흔들어도 집중력을 잃지 말라'고 농담까지 했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언어-문화적 차이 역시 스카우트들로 하여금 유럽 스타들을 영입하는데 고민하게 만들었던 요인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각 구단별로 유럽 스카우트에 들이는 비용이 많게는 한 시즌에 억대에 이를 정도로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시애틀 소닉스는 담당자가 1년의 절반을 출장으로 떼웠고, 뉴욕 닉스도 아이재아 토마스가 스페인 ACB 리그를 주기적으로 순회하며 '탐색'에 박차를 가했다. 래리 버드(인디애나 페이서스)는 이미 잘 알려진 유럽 농구 팬이다. 또, 1991년에는 FIBA와 NBA가 공식 협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선수들의 NBA 진출을 제도적으로 돕는 장치를 마련했다.

국제 스카우트가 활발해진 이유
NBA가 해외 선수들을 선호하는 이유는 많다.

오늘날 농구계는 세계적으로 '정통 센터'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그만큼 농구 경기가 새로운 스타일로 접어들었기 때문인데, 그렇기에 NBA 스카우트들은 블라디 디박, 아비다스 사보니스, 릭 스미츠와 같은 인재들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들은 큰 키와 덩치뿐 아니라, 기본기나 슛거리도 길기에 전술적으로 활용도가 대단히 높아 각광 받고 있다.

또한 성실하다는 점도 점수를 높게 받는 이유로 꼽힌다. NBA 선수들의 하루 평균 운동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오전, 오후 연습이 철저하게 짜여져 있고, 어지간한 노력파들이 아닌 이상 공식적인 연습 시간이나 짜여진 스케줄 외에는 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유럽이나 아시아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그리스 출신의 제이스 샤칼리디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유럽에서는 하루 평균 7~8시간을 연습에 쏟는다. 슛 연습, 드리블 연습, 리바운드 연습.. 등 마치 학교처럼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훈련을 한다. 그래서인지 NBA에 처음 왔을 때는 내가 게을러졌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매년 여름마다 국제 대회가 있기 때문에 항상 농구경기를 할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각광 받는 대목이다. 덕 노비츠키 (댈러스 매버릭스)도 한때 'GYM RAT'이라 불렸을 정도로 많은 시간을 훈련과 플레이 분석에 쏟았을 정도였다.

더불어 팀 플레이에 대한 개념이 잘 잡혀있다는 점도 농구인들을 만족케 한다. 노비츠키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62득점을 올린 후 "유럽과 NBA의 가장 큰 차이점은 팀이냐, 개인이냐에 있다. NBA와 미국 언론은 수퍼스타 개인의 활약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NBA 농구를 보면서 자라고, 국제대회 맞대결 경험을 통해 NBA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떨쳐냈다는 것, 미국 문화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국제 스카우트 담당들의 출신성분은?
국제 스카우트들은 대부분 농구선수 출신이다. 새크라멘토에서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를 담당하고 있는 잭 메이씨는 대만 지역에서 농구선수 생활을 하고, 여러 프로리그에서 단장직을 맡아오면서 인맥을 넓혀왔다. 메이씨는 이러한 능력을 바탕으로 첸신안(대만), 파디 엘 카티브(레바논), 류웨이(중국) 등이 NBA에서 테스트 받도록 도왔는데, 그는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NBA는 아시아에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야오밍 같은 빅 맨들 뿐 아니라 다른 우수한 기량과 슈팅 능력을 지닌 선수가 많다는 것에 깊은 인상을 갖고 있다. 지금은 어려울 지 몰라도, 투자가 계속 이뤄진다면 수년 내로 좋은 선수들이 NBA에 갈 기회를 얻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토론토의 게리 보이슨씨는 홍콩 국가대표팀 코칭 스태프의 일원으로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을 찾은 바 있다. 필자는 2004년 NBA 드래프트 당일까지도 하승진(포틀랜드 블레이저스)의 장래에 대해 얘기를 나눈 바 있다. 당시 하승진에 대한 정보를 잔뜩 수집했던 보이슨씨는 "라파엘 아루조나 하승진, 둘 중 한 명은 지명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는데, 결국 랩터스는 아루조를 지명했다.

이처럼 NBA 구단들은 유럽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이들을 중심으로 국제 스카우트를 진행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76ers는 빌리 킹 단장이 98년 유럽 선수권(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인연으로 단코 체티카닌씨를 스카우트로 고용했다. 세르비아-몬테니그로 국적의 그는 아직까지 단 한 명의 유럽 선수도 진출시키지 못했지만, 매년 드래프트 때마다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해 팀에 보고하고 있고, 지명 여부를 가려준다.

한편, 바비 헐리(전 듀크 대학, 새크라멘토)는 필라델피아의 대학선수 스카우트를, 척 퍼슨(전 인디애나)도 인디애나 페이서스에서 스카우트로 활동하는 등 90년대 선수 생활을 했던 이들도 스카우트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선수 파악 능력을 바탕으로 코치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팻 라일리(마이애미 히트), 제리 슬로언(유타 재즈) 등 감독이나, 피트 마이어스(시카고 불스)와 같은 코치들도 처음에는 스카우트 담당으로 일하다가 그 분석 능력을 인정 받아 지휘봉을 잡게 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국제 스카우트의 어려움
그러나 국제 스카우트가 늘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빼앗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고신인'들이야 자유계약을 통해 영입할 수도 있지만 장래가 기대되는 유망주들에 대한 기대감은 실로 대단하다. 때문에 그가 우리 팀에 올 때까지는 노심초사할 수 밖에 없다. 돈 넬슨 전 댈러스 감독은 "노비츠키를 다른 팀에서 알아채고 데려갈 까봐 잠도 못 잤다"고 술회했을 정도였다.

이것보다 어려운 것은 유럽 구단의 비협조와 에이전트들의 농간이다. 유럽은 FA제도가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보스먼 룰이 적용되고 있긴 하지만, 몸값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에이전트들이 장난을 잘 친다. 스카우트와 에이전트, 단장, 그리고 유럽의 해당 구단의 노력이 한 박자로 맞아 떨어지지 않는 이상은, 제 아무리 좋은 선수라 해도 '도장'을 찍는 것이 어렵다는 얘기다.

특히 유럽 구단은 "생각해봐라, 마이클 조던을 달라 그러면 주겠느냐"라며 정색한다. 팀에서 인정받고 있는 스타가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릴까 걱정, 그 흔한 트라이아웃 기회나 정보 제공조차 꺼릴 때가 많다는 것. 2003년 다르코 밀리시치의 경우처럼 바이-아웃(buy-out) 분쟁이 일어나는 일도 이 때문. 때문에 스카우트들은 자기 신분을 감추고 경기장에서 조용히 선수 기량을 탐색하고 에이전트들에게 몰래 접근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앞으로의 경향
스카우트 기술과 인터넷, 국제화는 더 이상 깜짝 스타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즉, '혜성 같이 등장한' 이라는 단어에 잘 어울리는 대형신인은 없을 것이란 말이다. 우리는 이미 르브론 제임스가 코트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그가 어떤 스타일의 선수인지 알고 있었고, NBA 매니아들은 유럽 유망주들에 대한 궁금증을 국제대회 경기를 다운로드 받음으로써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좋은 기량의 선수들이라 해서 그 적응력을 보장 받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스타에 대한 기대감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나이키, 아디다스가 훕 서밋(Hoop Summit), ABCD캠프(ABCD Camp) 등 유망주들을 대상으로 펼치던 농구 캠프를 세계적으로 확장시키면서 그 기회를 넓히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새로운 얼굴들이 보다 빨리 농구 팬들에게 인사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경희대에 입학한 장신가드 박찬희 역시 2005년 애틀란타에서 개최된 ABCD 캠프에서 미국의 유망주들과 기량을 겨루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이러한 일련의 교류들 덕분에 준비되지 않은 스타들이 코트에 등장해 실망을 사는 일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NBA는 2005년 드래프트를 기점으로 나이제한에 규정을 두었고, 그간 2~3년간의 드래프트에서 보여준 어린 유망주들의 실패사례로 NBA 단장과 스카우트들은 좀 더 신중한 선택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한편 유망주에 대한 관심이 빅 맨 뿐 아니라 다른 포지션에게도 옮겨지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인 현상이다. 호세 칼데론(토론토/ 스페인), 사루나스 야시케비셔스(인디애나/ 리투아니아), 마누 지노빌리(샌안토니오/ 아르헨티나), 토니 파커(샌안토니오/ 프랑스) 등 기존 프로리그에서 뛰던 옥석들이 NBA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팀 승리에 기여하면서 NBA 스카우트들은 '준비된 중고신인'들을 찾고, 그들을 NBA로 데려오기 위한 '전문화 된' 노력이 계속될 것이다.

[전 댈러스 감독 돈 넬슨은 1998년 NBA드래프트를 앞두고 덕 노비츠키를 놓칠까봐 잠도 못잤다는 후문. 정보공유가 이뤄지면서 해외 유망주들을 놓고 펼치는 30개 구단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NBA ASIA 손대범(수퍼액션 NBA 해설위원, 루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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