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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축구 리그제 전환,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리자    | 2007·10·15 12:09
달랑 두 경기하고 ‘집으로’

지난 4월 지방 도시에서 열린 전국 고등학교 축구대회.  
이 대회에 참가한 서울의 어느 고교팀은 첫 경기에서 0-2로 패한 후,  이틀 뒤 열린 두 번째 경기에서 1-1로 비긴 다음 승부차기에 져 결국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달랑 두 경기만 치르고 짐을 싸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는 어린 선수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지난 겨울부터 몇 달간의 혹독한 훈련을 이겨내며 대회를 준비한 것치고는 너무 허무하고 억울하다고 여기지 않았을까. 선수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해 대회 입상에 목숨을 걸었던 지도자는 또 얼마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지. 축구 선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애타는 가슴은...
문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비단 이 학교만의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위권 몇 팀을 제외하고는 전국의 2백여개 중-고교 축구팀 거의 대부분이 매번 그와 같은 참담한 결과를 안고 학교로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현재 교육부 방침에 의해 1년에 중,고교팀이 출전할 수 있는 전국 대회는 팀당 3회.  참가 제한을 받지 않는 여름방학중 대회까지 포함하면 연간 4회 정도를 참가할 수 있다.  만약 위의 학교처럼 4개 대회 모두 예선 탈락을 한다면 한 팀이 1년에 전국 대회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는 단 8경기 뿐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한창 축구에 눈을 뜨기 시작하는 중-고교 선수들에게는 정기적인 경기를 통해 꾸준히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러나 1년에 10회 이내의 공식경기 밖에 치르지 못한다면 우수한 선수가 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구나 저학년 선수들은 시합에 나갈 기회조차 얻지 못해 더 심각한 상황이다. 연습경기로 경기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전과 연습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라는 것을 축구 전문가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토너먼트 대회로는 희망 없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전국 단위의 토너먼트 방식으로 학원 축구대회가 진행되는 나라다. 이는 축구만이 아니라 국내 모든 스포츠 종목이 비슷하다. 단기간에 치러지는 토너먼트 대회 방식이 국내 유소년, 청소년 선수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돼 왔다.
첫째,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기술 축구보다는 체력, 정신력 위주의 축구가 강조되어 기량 향상에 장애가 된다.  
둘째, 승부에 지나치게 집착하도록 만들어 심판 판정에 대한 불신과 각종 경기장 사고의 원인이 된다.  
셋째, 전국 대회 입상 성적을 기초로 상급학교 진학이 대부분 결정되기 때문에 학과 수업을 도외시한 채 오로지 축구에만 매달려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축구 선진국들은 청소년 연령대에서는 권역별 리그전으로 연중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리그전 방식으로 대회가 열릴 경우,  1주일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경기를 가짐으로써 선수들은 많은 경기 경험을 갖게 되고,  충분한 휴식도 가지게 되며 자동적으로 학교 수업 참가도 가능해진다. 또한 장기 레이스 형태로 대회가 열리게 되므로 승패에 대한 부담감이 줄어들어 축구를 즐기면서 선수 개개인의 기술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이를 위해 학원 축구에서 전국 토너먼트 대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리그제 방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초등학교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동원컵 전국 권역별 리그대회를 실시함으로써 리그제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할 때는 전국 대회 입상 성적을 요구하는 체육 특기자 제도가 없기 때문에 리그제로 대회 방식을 바꾸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4강, 8강 제도가 있는 한...
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다. 대한축구협회에서 지난 2005년부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대해서도 권역별 리그대회를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중학교를 보자. 선수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전국대회 또는 시도 대회에서 입상한 경력을 요구하는 시도 교육청이 아직도 있다. 따라서 각 팀들은 대한축구협회가 권장하는 권역별 리그대회보다는 기존의 전국 토너먼트 대회에서 성적 올리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등학교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재 교육부 지침에 의해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선수를 선발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전국 대회 4강 또는 8강 등의 입상 실적을 가진 선수만 체육 특기자로 입학할 수 있도록 입시 요강을 정해놓고 있으므로, 모든 고교팀들에게 전국 대회 입상은 절체절명의 과제이자 목표가 돼있다.
그러다보니 대한축구협회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권역별 리그제는 그 좋은 취지에 많은 일선 지도자들이 동의함에도 불구하고 막상 현실적으로는 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제도적으로 4강, 8강 입상과 같은 체육특기자 제도가 남아있는 한 연중 리그제의 실시는 반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리그제를 하려면 많은 경기장이 필요한데 학원 선수들이 쓸 수 있는 잔디 운동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리그제의 온전한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팀수의 과반수가 몰려있는 서울, 수도권의 경우가 특히 심각하다.

대회 입상실적 증명서 발급 폐지
이런 상황을 고려하여 대한축구협회는 향후 두 가지 방향으로 개선책을 모색하려고 한다.  
우선은 실적 증명제도의 변경이다. 즉 지금까지 상급 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선수들에게 대한축구협회가 제공하는 ‘전국대회 입상 실적 증명서’ 발급을 2008년부터 폐지하고, 선수 개인의 ‘경기 출전 실적 증명서’만 발급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학 등 상급학교에서 신입생 선수를 선발할 때 전국대회 입상 실적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므로 자연스럽게 전국 대회 4강, 8강 입상 실적을 요구하는 현행 제도가 사라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전국 토너먼트 대회 폐지 정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다. 기존의 전국 대회를 주관하는 연맹 단체와 시도 축구협회, 지자체, 언론기관 등과 긴밀히 협의하여 리그제 전환의 필요성을 설득할 것이다. 아울러, 이들 주관 단체들에게 전국 대회 폐지에 따른 합당한 보상을 해줌으로써 서로가 ‘윈-윈’ 할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글: KFA 기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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