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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역사찾기 프로젝트-2편 태국 [플라마]
 관리자    | 2007·08·30 10:57
과거 태국을 대표했던 돈 무앙 국제공항을 대신하기 위해 만들어진 수바르나품 국제공항에 내린 것은 자정이 다 된 시각이었다. 입국장을 나오자 리무진 택시라고 부르는 지프들이 빼곡히 늘어서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흥정을 벌이고 있었다. 이런 류의 정보나 지식이 전혀 없었던 필자는 한 택시와 접촉해봤는데, 호텔까지 약 1시간 거리에 3000바트를 요구하는 바람에 흥정을 거절하고 다시 공항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3000바트라면 약 6만 원가량이 될 듯싶다. 아래층으로 내려와서 공용 택시를 잡자 1/6 가격인 500바트에 호텔까지 갈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방콕시내 북서쪽에 위치한 국립도서관을 방문했다. 홍콩과 태국의 격차를 감안하더라도, 도서관 건물은 양국 간에 명백한 대비를 이뤘다. 족히 100여 년은 되었을 법한 건물 내부는 보수공사가 한창이었고, 입구도 폐쇄되어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방문 당일이 토요일이라 신문 열람 코너는 문을 열지 않는다고 했다.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것이 주 요인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시내로 돌아와 태국 최고 명문이라는 출랄롱콘 대학 도서관을 찾았다.

출랄롱콘 대학은 태국 근대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마 5세(1868-1910 재위.'출랄롱콘 대제'로도 불림)가 건립한 종합대학으로, '방콕의 명동'으로 불리는 시암 스퀘어 근방에 있으며, 시내 한복판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동(洞) 한두 개 정도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을듯한 이 대학은 1978년 방콕 아시안 게임 당시 축구 경기가 펼쳐졌던 메인 스타디움까지 보유하고 있으니, 그 규모와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도서관 건물을 찾아갔는데, 다른 여느 방콕 시내의 공공건물과 마찬가지로 제복을 착용한 군인인지 경찰인지 모를 경비 인력들과 엄청난 크기의 경비견들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경비원들에게 다가가 도서관 입장을 요구하자 영어를 잘 모르는 듯(참고로 필자는 태국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몸짓으로 설명을 했는데, 아마도 주말에는 도서관을 닫는다는 얘기인듯했다. 주변 건물을 둘러보니, 학생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하고 각 건물 1층에 마련된 벤치에서 각자의 책을 펴놓고 공부하는 모습이었다. 365일 개방하는 한국의 대학 도서관에 익숙해져 있던 필자로서는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었는데, 어쨌든 이곳에서는 더 이상 성과를 얻기 힘들다고 판단해 숙소로 돌아와 주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월요일이 되어, 오전에 시암 스퀘어 근방 수파찰라사이 국립 경기장에 위치한 태국축구협회를 찾았다. 과거 킹스컵 등을 통해 한국 대표팀이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던 장소 중 하나인 이곳 경기장 내부에 협회가 있다. 로비에서 대한축구협회가 발행한 협조 공문을 보여주자 위층의 사무총장실로 안내해줬고, 그곳에서 사무총장의 비서로 보이는 한 여직원의 응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사무총장이 출근 전이니 오후 2시 이후에 다시 와달라는 주문이었다. 다음날 말레이시아로 이동해야 하는 필자로서는 시간에 쫓기는 입장이어서 경기국 담당자라도 만나게 해달라고 했으나 이 지역의 트렌드가 그렇듯, 재촉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곧바로 다시 국립 도서관으로 이동했다.

희한하게도 오후 1시부터 개방한다는 신문 열람 코너 앞에서 30분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태국의 영자 신문인 방콕 포스트를 열람할 수 있었다. 홍콩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신문이 마이크로필름화되어 있지 않고 제본 형태로 보관되고 있어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신중을 기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국팀이 출전했던 1969년부터 1976년까지의 대회들 중 일부 유실된 부분을 제외하고 약 6년치 가량을 볼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들은 상보에 따로 라인업을 게재하지는 않는 듯했다. 약 세 시간 동안 일자별 신문들을 이 잡듯 뒤졌지만 불행히도 필자가 원하던 정보는 얻을 수 없었고, 1972년 제5회 태국 아시안컵 및 킹스컵에 대한 약간의 정보만을 밝혀낸 채 다시금 태국축구협회로 이동했다.

사무총장실 앞에 도착하니 오전에 필자를 맞이했던 그 여비서가 회의중이니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주문을 했다. 30분간을 대기한 후 태국축구협회 사무총장이자 동남아시아 축구계의 실력자 중 하나인 워라위 마쿠디 씨와 면담을 갖게 되었다. 사실 필자는 굳이 마쿠디 사무총장을 면담할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이곳의 업무 처리 체계상 사무총장의 재가가 필수적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응대했다. 과거 외신을 통해 몇 번 이름을 접한 적이 있는 마쿠디 사무총장은 태국 축구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인물이기도 한데, 방문 목적과 취지를 간략히 설명하자 협조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8월 8일(필자가 태국축구협회를 방문했던 것은 8월 6일)부터 방콕에서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벌어져, 대부분의 직원이 방콕 일대에서 벌어지는 축구 경기 준비를 위해 외근중인 상태여서 마쿠디 사무총장의 약속과는 달리 후속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마쿠디 총장이 옆에 있던 젊은 남자 비서에게 지시를 내리고, 필자는 그와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했다.

필자가 요청 경기 목록을 내보이자 그는 난색을 표하며 너무 오래된 자료라 찾기가 어렵다는 대답을 해왔다. 게다가 사무국에는 거의 직원이 남아 있지 않아 큰 낭패였다. 결국, 나중에 조사를 해보겠다는 남비서의 말을 끝으로 필자는 태국에서의 여정을 별 소득 없이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날에는 태국 한인회를 통해 영자 신문 방콕 포스트의 스포츠 담당 편집자 및 태국어 신문인 데일리 뉴스와도 접촉해봤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어, 필자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음 일정을 위해 수바르나품 국제공항으로 이동했다.

이후에도, 이번 원정에서는 해당국 별로 예상치 못한 돌출 변수가 곳곳에서 발생해 필자는 몇 차례에 걸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플라마 l 윤형진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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