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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OSEN]
 관리자    | 2007·08·11 18:56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축구협회가 요청한 카타르 친선대회 출전을 위한 올림픽 대표팀 차출을 거부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프로축구연맹 대의원회에서 다시 한 번 협조를 구했지만 격론 끝에 차출을 거부하기로 했다. 프로축구연맹은 대한축구협회의 차출 요청이 지난 2005년 12월 마련한 대표팀 차출 규정에 어긋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동안 대표팀 위주로 모든 것이 돌아갔던 한국 축구의 무게 중심이 조금씩 K리그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15일과 16일 벌어졌던 차출 거부 사태는 더 이상 '대표팀 일방주의' 의 수명이 다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제는 대표팀과 K리그가 한국 축구를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하는 쌍두마차가 되어야 한다.

▲ 축구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 K리그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져

2002 한일 월드컵 이후로 축구팬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유럽 축구를 많이 접하게 되었다. 특히 박지성과 이영표, 설기현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이후 유럽 축구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안방에서 유럽 축구가 중계되는 상황은 K리그에게 위협이 되었다.

특히 메이저리그 열풍 이후 큰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 프로야구를 옆에서 지켜본 K리그는 시스템 상 변화의 몸부림을 치게 되었다. K리그팀 창단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를 하나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K리그는 2000년대 들어 대구 인천 경남 등이 창단되며 현재 14개팀으로 늘어났다. 규모의 성장은 K리그가 축구협회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되는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또한 재정적인 성장도 함께 왔다. 규모가 크게 성장한 K리그는 2000년대 들어 미디어의 다양화와 함께 수익사업을 전개함으로서 탄탄한 재정을 보유하게 되었다. 여기에 수원, 서울, 성남 등이 모기업의 투자가 많아지면서 빅클럽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 축구협회,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

'협회는 대내외적으로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산하 단체를 총괄하고 축구의 건전한 보급을 통한 국민의 여가 선용, 체력 향상, 스포츠 정신의 함양에 기여하며, 유소년에서 프로축구에 이르는 전 축구 영역의 균형적인 육성과 발전을 도모하고, 국제 경기를 통하여 국위 선양과 세계 축구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대한축구협회 정관에 있는 협회의 목적이다. 여기에는 '분명 전 축구 영역의 균형적인 육성과 발전을 도모한다' 라는 것이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유소년 리그제 정착이나 4강 특기생 제도의 폐지 등 많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축구협회는 대표팀에 큰 비중을 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국가적 대의'나 '대승적 차원' 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표팀 차출에 있어서는 큰 권한을 행사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선 수준이 높아진 축구팬들이 더 이상 대표팀 차출에 있어서 협회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번 대표팀 차출 문제와 관련해서도 축구팬들의 의견은 '차출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소 무리하게 일을 추진한 협회에 아쉬움을 느낀다' 라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또한 해외의 흐름 역시 각국 축구협회보다는 클럽의 입장을 대변하는 쪽이다. 날이 갈수록 FIFA에서 클럽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 이미 협회 역시 국내에서 하는 평가전에 유럽파 선수들을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각 구단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이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 바로 이번 대표팀 차출 거부인 것이다. 이 사태로 인해 협회는 충격을 받았겠지만 이제 이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표팀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좀 더 유소년 축구와 아마 축구 등 '풀뿌리 축구 저변 확대' 를 위해 더 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 K리그의 질적인 성장이 뒤따라야

한국 축구의 패러다임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K리그가 축구협회와 함께 한국 축구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이 있다. 우선 K리그의 질적인 성장이 부족하다.

K리그의 숙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승강제는 도입 첫 해부터 해당팀(고양 국민은행)의 거부로 무산되었다. 또한 리그 시스템은 매해 바뀌며 팬들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관중 동원도 아쉬운 부분이다. 수원같이 경기당 평균 2만 4000여 명의 관중으로 지난해 국내 프로스포츠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한 팀도 있지만 2000~3000명을 기록한 팀들도 많이 있다. 따라서 좋은 경기력과 마케팅 활동을 통해 더 많은 관중을 경기장으로 유도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또한 협회 역시 현재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벌이고 있는 유소년 축구 리그제나 각 지역별 축구센터 건립 등 좋은 사업들을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추진해나가야 한다. 당장은 힘들고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는 사업들이지만 축구 발전이라는 목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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