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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부러운 축구문화 - 대한축구협회 자료 퍼온 글임
 관리자    | 2007·08·11 18:22
2006 독일 월드컵 우승한 이탈리아는 이후 빠르게 평소와 같은 모습을 되찾았다. 우승 다음날 대표팀이 이탈리아에 입성하자 이를 기념하는 행사 외에 별다른 특집 프로그램은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조용했고 대표 선수들은 휴가를 떠났을 뿐이었다.

그리고 월드컵 관련 DVD가 나왔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스포츠 일간지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Gazzetta Dello Sport)>가 총 11장의 시리즈로 발매한 DVD는 순차적으로 신문 판매점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모든 DVD를 구하지는 못하고 가장 최근의 월드컵만을 다룬 DVD 몇 장을 구입해 집에서 감상했다.

DVD의 내용은 이탈리아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가졌던 명승부를 추억하고 주요 장면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식이었다. 축구팬들이 충분히 그 내용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구성이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매 경기를 VCR로 녹화했던 축구팬들은 몇 년만 지나면 엉망이 되어버리는 화질 때문에 아쉬워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수십년 전의 명승부를 아주 깨끗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덕분에 나는 78년, 82년 월드컵 등 오래전 경기를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하이라이트 편집물에 불과한 DVD지만 그 구성은 주의깊게 볼만한 것이었다. 매 경기 시작 장면과 함께 이탈리아와 상대편의 전형을 자세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곁들인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의 중앙 미드필더는 어떤 선수이고 어떻게 움직이며, 개별 선수의 역할은 어땠고 공격진의 구성은 어떻게 됐는지 등의 내용이다. 이것이 정지화면과 함께 화살표와 원, 동선과 공간 표시 등으로 친절하게 설명되었다.

이탈리아가 마라도나를 어떻게 막을 수 있었는지, 로베르토 바지오가 어떤 공간을 확보하여 그의 전매 특허인 '시간을 멈추게 하는 패스'를 했는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졌다. 축구 초보자라도 이런 설명을 듣다보면 당시 이탈리아의 전술과 상대편의 전술이 어떠했는지 쉽게 이해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설명을 해주는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물론 2002년 월드컵과 한국전에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당시 이탈리아는 주전 수비수인 네스타, 칸나바로가 한국전에 출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때문에 이탈리아 여론에서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를 두고 논쟁이 일어난 것에 대해 "한국은 언제나 원톱을 사용했다. 뭐하러 스리백을 쓰는가? 포백으로 대응하겠다"라고 했던 당시 트라파토니 감독의 인터뷰 화면이 나오기도 했다.

중간중간 경기 상황에 대한 해설과 함께 당시 감독이었던 트라파토니의 설명이 덧붙여지기도 했다. 가투소를 투입한 이유와 전술의 변화, 안정환의 움직임은 물론 위력적이지 못했던 당시 한국의 측면 공격 등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토티의 퇴장 상황에 대한 편집도 흥미로웠다. 트라파토니는 "선수들이 심판에게 '이것이 페널티킥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도 아니지 않느냐?'라고 항의했었고 나도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항의했다"라고 웃으며 회고하는 모습이었다.

당시 경기에 출장했던 디 리비오는 주심이었던 모레노에 대해 "심판은 우리에게 일방통행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또 알베르티니가 "우리는 심판 때문에 진 것이 아니다. 그 멤버는 그 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 당시 경기력 이상의 것을 해야만 하는 구성이었다. 분위기 정리가 필요했던 상황이었다"는 견해를 밝혔다.

2002년 월드컵 직후 우리나라의 방송사들도 이런 류의 프로그램을 제작했었다. 훈련 장면이나 뒷 이야기, 네덜란드 현장 취재 등이 특집 프로그램으로 쏟아져나왔다. 심지어 오락 프로그램으로도 등장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축구적인 관점에서 본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것이다. 시청률을 의식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물론 그런 프로그램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열 중 한두 개 정도는 '축구 경기'에 충실한 프로그램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2002년은 나은 형편이다.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전 경기 DVD가 판매됐고 방송에도 관련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했다. 반면 2006년은 아직까지 그런 DVD도 없고 비슷한 내용으로는 월드컵 기간 중 등장했던 오락 프로그램의 한 코너가 유일했던 정도다.

물론 우리나라의 축구 시장이 축구 자체보다는 '대표팀의 승리'나 '국위선양' 등 지나치게 애국심에 호소하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에 집중하는 마니아적 성향을 가진 축구팬들 또한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공중파 방송이 아니라면 DVD 자료로라도 만들어 유통시키고 이를 소화할 수는 없었을까?

트라파토니의 인터뷰를 보면서 한 가지 상상을 했다. 2006 월드컵 한국-스위스전 화면이 나오면서 아드보카트 전 대표팀 감독이 '공중볼을 계속 지시한 이유'에 대해 장시간 설명하고 조재진이 헤딩을 하는 순간이 화면으로 나온다. 또 우리에게 좋은 공간들이 어떻게 우리에게 생겼는지, 왜 우리가 공간을 차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한 정지 화면과 공간 등이 비주얼로 보여지고 자세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것 등 말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서유럽의 축구 강국들과 딱 한 번 월드컵 4강에만 가 본 우리나라의 차이점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자료들을 꾸준히 접하는 팬들이 축구를 보는 관점이 보다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자기가 응원하는 팀의 공격수가 시도한 슈팅이 빗나가도 박수를 쳐주는 팬들이 많은 환경과, 같은 상황에서 욕설을 퍼붓는 팬들이 많은 환경의 차이. 이탈리아와 한국의 축구 문화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았다.
  
  라이벌 그리고 TV - 글 : 한동수 (MBC 스포츠 취재부 기자)  관리자 07·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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